회사에서 DC형(확정기여형) 퇴직연금 가입자라면, 본인이 직접 상품을 선택해서 운용해야 합니다. 2023년 7월부터 디폴트옵션 제도가 의무화되면서 이제는 미리 지정해 둔 상품에 자동으로 운용되도록 바뀌었는데, 놀라운 건 아직도 가입자 중 상당수가 디폴트옵션을 지정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.
미지정 상태면 어떻게 될까요? 대부분 원리금보장형 상품(정기예금 등)에 자동 배정됩니다. 금리는 연 2%대 중반. 이걸 10년, 20년 방치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계산해 보면 실감이 됩니다.
디폴트옵션이란
“가입자가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적용되는 기본 상품”입니다. 회사·운용사가 제시한 3~5개 포트폴리오 중 본인이 하나 선택하는 구조입니다.
옵션은 보통 위험도별로 나뉩니다.
- 초저위험: 원리금보장 예금 위주 (연 2~2.5%)
- 저위험: 채권형 비중 높음 (연 3~4%)
- 중위험: 주식·채권 혼합 (연 4~6%)
- 고위험: TDF 등 장기 주식 비중 (연 5~8%)
10년 방치 시 손실 계산
가정: 매년 적립금 500만 원, 10년 납입 (총 5,000만 원).
경우 1: 원리금보장형(연 2.5%)에 방치
10년 후 적립금: 약 5,760만 원
경우 2: TDF2040(연 7%)에 디폴트 지정
10년 후 적립금: 약 7,410만 원
격차: 1,650만 원
10년 만에 1,650만 원 차이. 20년이면 6,000만 원 이상 벌어집니다.
퇴직연금은 장기 복리 효과가 핵심이라, 수익률 2%p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집니다.
TDF가 디폴트옵션으로 왜 적합한가
TDF(Target Date Fund)는 은퇴 예상 시점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 조정되는 펀드입니다. 젊을 때는 주식 비중 높고, 은퇴에 가까워지면 채권 비중 늘어나 변동성이 자동으로 줄어듭니다.
- TDF2040: 2040년 은퇴 예상자 (현재 40대)
- TDF2050: 2050년 은퇴 예상자 (현재 30대)
- TDF2060: 2060년 은퇴 예상자 (현재 20대)
가입자가 직접 주기적으로 리밸런싱 안 해도 자동으로 관리되는 게 장점. 금융감독원 규정상 퇴직연금 디폴트로 가장 많이 채택되는 상품입니다.
미지정 상태 확인 방법
- 퇴직연금 관리 운용사(은행·증권사) 앱 로그인
- “퇴직연금 → 내 운용현황” 메뉴
- “디폴트옵션 지정 여부” 확인
지정 안 됐다면 “디폴트옵션 지정” 메뉴에서 5분 내로 지정 가능합니다. 변경도 수수료 없이 언제든 가능합니다.
디폴트옵션 변경 시 주의점
이미 원리금보장형에 몇 년간 쌓인 적립금을 TDF로 이전하려면 해지 → 매수 순서입니다.
- 원리금보장형 중도해지 시 약정 금리 일부만 지급
- 해지 후 TDF 매수까지 2~3영업일 공백
- 시장 변동기면 이 타이밍이 손해일 수도 유리할 수도 있음
일괄 전환보다는 단계적 분할 이동(6개월간 나눠서 전환)을 추천하는 게 업계 기본입니다.
회사 HR에 디폴트 추가 요청 가능
현재 우리 회사 디폴트옵션 중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다면, HR이나 퇴직연금 담당자에게 추가 요청할 수 있습니다. 회사가 운용사와 협의해 옵션을 확장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, 가능합니다.
개인형 IRP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입니다. DC형 회사 퇴직연금과 별개로 IRP 세액공제를 받으면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습니다.
은퇴까지 남은 기간별 추천
- 30대: TDF2050~2060, 주식 비중 60~70% 구간
- 40대: TDF2040, 주식 비중 40~50%
- 50대: TDF2030, 주식 비중 20~30%
- 60대 이후: 원리금보장형 비중 늘리기
연금저축과 IRP 차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연금저축 vs IRP 비교를 참고하세요.
퇴직연금은 가만히 두면 복리의 힘을 잃는 자산입니다. 10분 투자해서 디폴트옵션 한 번 지정하는 것만으로 노후가 달라집니다.